2018_no.02_당신 생각하느라 꽃을 피웠을 뿐이에요
Lily's Books
2018-no.2
당신 생각하느라 꽃을 피웠을 뿐이에요
나태주 엮음
한아롱 그림
아끼지 마세요
나태주
좋은 것 아끼지 마세요
옷장 속에 들어 있는 새로운 옷 예쁜 옷
잔칫날 간다고 결혼식장 간다고
아끼지 마세요
그러다 그러다가 철 지나면 헌 옷 되지요
마음 또한 아끼지 마세요
마음속에 들어 있는 사랑스런 마음 그리운 마음
정말로 좋은 사람 생기면 준다고
아끼지 마세요
그러다 그러다가 마음의 물기 마르면 노인이 되지요
좋은 옷 있으면 생각날 때 입고
좋은 음식 있으면 먹고 싶은 때 먹고
좋은 음악 있으면 듣고 싶은 때 들으세요
더구나 좋은 사람 있으면
마음속에 숨겨두지 말고
마음껏 좋아하고 마음껏 그리워하세요
그리하여 때로는 얼굴 붉힐 일
눈물 글썽일 일 있다 한들
그게 무슨 대수겠어요!
지금도 그대 앞에 꽃이 있고
좋은 사람이 있지 않나요
그 꽃을 마음껏 좋아하고
그 사람을 마음껏 그리워하세요
(p.40)
가지 않은 길
로버트 프로스트
단풍든 숲 속에 두 갈래의 길이 있었다
한 몸으로 두 갈래 길을 다 갈 수 없는 나는
안타까운 마음으로 한참 동안 서서
참나무 숲 속으로 접어든 한 쪽 길을
끝까지 바라보고 있었다
그러다가 어쩔 수 없이 한쪽 길을 택해야만 했다
그 길은 풀이 더 우거지고 사람들
걸은 흔적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
내가 그 길을 걸음으로 해서 그 길도 나중에는
다른 쪽 길과 거의 같아지겠지만 말이다
서리 내린 나뭇잎 위에는 아무런 발자국도 없었고
두 길은 그날 아침 똑같이 멀리 뻗어 있었다
아, 다른 쪽 길은 뒷날에 다시 걸어보리라! 생각했다
길은 길에 이어져 끝이 없으므로
내가 여기 다시 돌아올 날을 의심하면서 말이다
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,
나는 한숨을 쉬면서 말할 것이다
숲 속에는 두 갈래의 길이 있었노라고
나는 다른 사람이 덜 다닌 길을 택했노라고
그것으로 하여 모든 것들이 달라지고 말았노라고
(p.120)
내가 궁금해서 추가한 원문
+
The road not taken
Robert Frost
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,
And be one traveller, long I stood
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
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;
Then took the other, as just as fair,
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,
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;
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
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,
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
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.
Oh,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!
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,
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.
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
Somewhere ages and ages hence;
Two roads diverged in a wood, and I ……
I took the one less travelled by,
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.